잘 먹던 아기가 어느 날 갑자기 밥을 거부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부터 됩니다. 한두 숟갈 먹고 입을 닫거나, 평소 좋아하던 음식까지 밀어내면 자연스럽게 “아기 밥을 안 먹어요”라는 말을 검색하게 됩니다.
꼬물이는 17개월인 지금까지 돌이켜보면 크게 두 번 정도 먹태기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왜 갑자기 이렇게 안 먹는지 걱정됐지만 지나고 보니 이가 올라오거나 감기처럼 평소와 컨디션이 달랐던 시기와 겹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그렇게 안 먹던 시기가 지나면 어느 순간 다시 잘 먹는 때가 찾아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한 끼를 적게 먹었다고 바로 걱정하기보다 아이의 컨디션과 최근 생활 변화를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기 먹태기는 왜 생길까?
‘먹태기’는 의학적인 진단명이라기보다 평소보다 식사량이 줄거나 음식을 잘 먹지 않는 시기를 부모들이 일상적으로 표현하는 말에 가깝습니다.
특히 돌이 지나면 이전보다 먹는 양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운영하는 HealthyChildren에서는 첫돌 이후 영아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서 식욕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아침을 많이 먹고 점심은 거의 먹지 않거나, 며칠 동안 잘 먹던 음식을 갑자기 거부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참고: https://www.healthychildren.org/English/ages-stages/toddler/nutrition/Pages/default.aspx?utm_source
Nutrition
You’ll probably notice a sharp drop in your toddler’s appetite after his first birthday. Suddenly he’s picky about what he eats, turns his head away after just a few bites, or resists coming to the table at mealtimes. It may seem as if he should be e
www.healthychildren.org
유아기에는 음식에 대한 선호도 조금씩 뚜렷해집니다.
어제까지 좋아하던 음식을 갑자기 밀어내기도 하고, 한동안 먹지 않던 음식을 어느 날 다시 잘 먹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 번의 식사나 하루의 식사량만 보고 먹는 습관 전체가 달라졌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밥을 안 먹는다면 먼저 아이의 상태를 살펴보세요
아기가 갑자기 밥을 안 먹는다면 식사 자체만 보기보다 최근 며칠 동안 달라진 것이 없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꼬물이가 먹태기를 겪을 때는 처음에는 먹는 양만 신경 썼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가 올라오는 시기였거나 감기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때처럼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식사량이 줄었을 때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 평소보다 피곤하거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 감기나 발열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은지
- 치아가 올라오면서 잇몸이 불편해 보이는지
- 식사 직전에 간식을 많이 먹지는 않았는지
- 우유를 자주 마셔 배가 부른 것은 아닌지
- 최근 식사시간이나 생활 리듬이 달라지지는 않았는지
치아가 나는 시기에는 잇몸이 민감하거나 불편할 수 있지만, 오랫동안 식욕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모두 치아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증상이 함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한 끼 식사량보다 며칠의 흐름을 봤습니다
아이가 밥을 많이 남기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한 끼 식사량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 역시 꼬물이가 평소보다 조금만 먹으면 “오늘 너무 안 먹었는데?”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하지만 유아의 식사량은 매 끼니 일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떤 날에는 아침을 많이 먹고 점심은 조금 먹을 수 있고, 하루 동안 전체적으로 적게 먹었다가 다음 날 다시 잘 먹을 수도 있습니다.
꼬물이 역시 먹태기가 왔을 당시에는 이 상태가 계속될 것처럼 느껴졌지만 결국 다시 잘 먹는 시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 이틀 먹는 양이 줄었다고 바로 식단을 모두 바꾸기보다 며칠 동안의 전체적인 흐름과 아이의 컨디션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먹태기 때 억지로 한 숟갈 더 먹이지 않았습니다
아기가 밥을 거부하면 부모 마음은 급해집니다.
“한 숟갈만 더 먹자”라고 계속 권하거나 장난감을 보여주면서 어떻게든 한입이라도 더 먹이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사를 계속 강요하면 식사시간 자체가 부담스러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HealthyChildren에서는 부모가 어떤 음식을 제공할지를 정하고, 아이가 그중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는 아이의 배고픔과 포만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을 권하고 있습니다.
How do I help my picky eater try more healthy foods?
Recognizing that pickiness is normal and usually short-lived in children can make mealtimes more enjoyable. A low-key approach to picky eating can help kids come around and try a wider variety of foods. Here are some basic strategies to try.
www.healthychildren.org
저도 꼬물이가 안 먹을 때 처음에는 몇 숟갈이라도 더 먹여야 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리는데 계속 권하면 식사시간만 길어지고 저도 지치더라고요.
지금은 어느 정도 먹은 뒤 분명하게 거부하면 한두 번 정도 자연스럽게 권해보고 계속 거부할 경우 식사를 마무리하는 편입니다.
먹태기 때는 ‘오늘 몇 그램을 먹였는지’만큼이나 식사시간이 매일 힘겨루기가 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만 계속 줄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가 밥을 잘 먹지 않으면 잘 먹는 음식이라도 계속 줘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먹는 양이 너무 적어 걱정되다 보면 과일이나 좋아하는 반찬만 반복해서 준비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거부한 음식을 식단에서 완전히 빼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가 익숙하게 먹는 음식 한 가지와 최근 거부했던 음식이나 새로운 음식을 아주 소량 함께 제공해볼 수 있습니다.
유아는 새로운 음식을 받아들이기까지 여러 번 접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두 번 거부했다고 “이 음식은 절대 안 먹는구나”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먹지 않았다면 억지로 먹이기보다 며칠 뒤 다시 소량 보여주는 식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간식과 우유 시간도 함께 확인해보세요
식사를 잘 먹지 않을 때는 하루 전체 먹는 일정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 직전까지 과일이나 과자 같은 간식을 먹었거나 우유를 많이 마셨다면 정작 밥을 먹을 시간이 되었을 때 충분히 배고프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먹태기가 시작된 것처럼 느껴질 때는 최근 간식 양이나 우유 섭취가 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간식을 무조건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식사와 간식 사이에 어느 정도 간격을 두고, 식사 직후 밥 대신 좋아하는 간식을 바로 주는 패턴이 반복되지는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도 꼬물이가 밥을 적게 먹으면 좋아하는 간식이라도 줘야 하나 싶을 때가 있었지만, 밥을 안 먹으면 바로 더 좋아하는 음식이 나온다는 흐름은 만들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먹태기에는 익숙한 음식 하나를 함께 준비했습니다
먹태기가 왔다고 매 끼니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가 비교적 편하게 먹는 익숙한 음식 한 가지를 함께 준비하면 부모도 조금 부담이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밥과 반찬을 차릴 때 평소 좋아하는 계란이나 익숙한 채소처럼 먹을 가능성이 높은 음식 하나를 포함하고 다른 음식도 함께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걸 다 먹으면 좋아하는 걸 줄게”처럼 특정 음식을 보상으로 이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많이 먹었다고 지나치게 반응하거나 먹지 않았다고 혼내기보다 식사 자체를 일상적인 활동으로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언제까지 먹태기로 지켜봐도 될까?
일시적으로 밥을 덜 먹더라도 아이가 평소처럼 잘 놀고 생활하며 성장하고 있다면 조금 여유를 두고 식사 흐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식욕 저하를 단순한 먹태기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먹는 양이 계속 줄면서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
- 음식과 수분을 거의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
- 소변량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
- 입안이 마르거나 지나치게 처지는 모습이 있는 경우
- 발열, 구토, 설사 등 다른 증상이 함께 있는 경우
- 이전과 다른 식사 거부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
특히 몸이 아픈 상황에서 식사량이 줄었다면 “먹태기가 왔나 보다”라고 넘기기보다 현재 아이의 상태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꼬물이는 먹태기가 두 번 있었지만 다시 잘 먹었습니다
꼬물이도 17개월이 된 지금까지 두 번 정도는 “정말 먹태기가 왔구나”라고 느껴질 만큼 밥을 잘 먹지 않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매 끼니 먹는 양이 신경 쓰이고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계속 만들어줘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돌아보니 이가 올라오는 시기였거나 감기 등으로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때와 겹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다시 잘 먹는 순간이 왔습니다.
이 경험을 하고 나니 요즘은 꼬물이가 한두 끼 적게 먹더라도 이전처럼 바로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먼저 지금 왜 먹기 힘든지 살펴보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되 억지로 먹이지 않는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아기 밥을 안 먹는 시기는 부모에게는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끼 먹은 양만 확인하기보다 아이의 컨디션과 성장, 수면, 간식과 우유, 치아 상태까지 함께 살펴보면 조금 더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건강 문제가 없다면 식탁에서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기보다 평소의 식사 흐름을 유지하면서 기다려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꼬물이처럼 어느 순간 다시 밥을 잘 먹는 시기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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