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지나고 13개월이 되면 아기의 걷기가 유독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주변에서 비슷한 월령의 아기가 혼자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면 아직 가구를 붙잡고 이동하는 우리 아기가 조금 늦은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저 역시 꼬물이가 돌 무렵까지 혼자 걷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쯤 첫걸음을 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주변에서 “이제 걸어요?”라는 질문을 들으면 괜히 더 신경이 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3개월이라고 해서 반드시 혼자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가 잡고 일어서고, 가구를 붙잡고 이동하고, 균형을 잡는 과정을 거쳐 혼자 걷기까지 이어지는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13개월 아기 걷기 발달을 어떻게 보면 좋은지, 아직 혼자 걷지 않을 때 부모가 살펴볼 모습과 집에서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13개월 아기, 아직 혼자 안 걸어도 괜찮을까?
돌이 지나면 걷기 시작 여부가 유독 신경 쓰입니다.
하지만 걷기 발달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이어집니다.
12개월 무렵의 발달 과정에서는 가구를 잡고 일어서거나, 소파와 테이블 같은 가구를 붙잡고 옆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후 균형을 잡는 시간이 늘고 손을 놓아보거나 한두 걸음을 시도하면서 혼자 걷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13개월에 아직 혼자 걷지 않는다면 “못 걷는다”라는 결과 하나만 보기보다 다음과 같은 변화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잡고 스스로 일어서는지
- 가구를 붙잡고 옆으로 이동하는지
- 서 있는 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졌는지
- 잠깐이라도 손을 놓아보려고 하는지
- 손을 잡았을 때 발을 앞으로 내딛는지
이런 모습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면 걷기를 위한 준비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개월 무렵에는 가구를 잡고 일어서거나 붙잡고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고, 15개월 무렵에는 혼자 몇 걸음을 걷는 행동도 발달 이정표 중 하나로 제시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15개월 발달 이정표에도 '혼자 몇 걸음 걷기'를 움직임, 신체 발달 항목 중 하나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 참고 : https://www.cdc.gov/act-early/milestones/15-months.html?utm
꼬물이는 걷기 전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꼬물이도 돌이 지났을 때 바로 혼자 걷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구나 주변 물건을 잡고 옆으로 이동하는 것은 잘했지만, 손을 완전히 놓고 혼자 이동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잡고는 이렇게 잘 다니는데 왜 혼자 안 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지켜보니 걷기 전에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잡고 이동하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원하는 물건을 향해 몸의 방향을 바꾸고, 잠시 손을 놓아 균형을 잡으려는 모습이 하나씩 나타났습니다.
그때부터는 첫걸음 날짜만 기다리기보다 이런 작은 변화를 보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했습니다.
아기의 걷기는 매달 일정한 속도로 발전한다기보다 한동안 큰 변화가 없어 보이다가 어느 순간 자신 있게 몇 걸음을 내딛는 식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첫걸음 전에는 잡고 걷는 과정도 중요합니다
혼자 걷기 전에 아기는 먼저 자신의 체중을 다리로 지탱하고 균형을 잡는 경험을 합니다.
소파나 낮은 테이블을 붙잡고 옆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가구 잡고 걷기’는 혼자 걷기 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과정입니다.
이때는 얼마나 빨리 혼자 걷느냐보다 아기가 스스로 이동하려는 모습을 보이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구 끝까지 이동한 뒤 다른 가구로 손을 옮겨 잡으려 하거나, 부모의 손을 잡고 앞으로 이동하려는 모습처럼 새로운 시도가 조금씩 생길 수 있습니다.
걷기 발달 역시 다른 발달과 마찬가지로 아이마다 순서와 속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3개월 아기 첫걸음, 집에서 어떻게 도와줄까?
아직 혼자 걷지 않는다고 해서 특별한 걷기 훈련을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아기가 안전한 환경에서 스스로 일어서고 이동하고 다시 앉아볼 기회를 충분히 갖도록 해주는 것이 편합니다.
안전하게 잡고 이동할 공간 만들기
아기가 잡는 가구가 흔들리지 않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파나 낮은 가구 주변에 부딪힐 만한 물건을 치우고, 이동하는 길에 장난감이나 미끄러운 물건이 놓여 있지 않은지도 확인해 주세요.
아기가 가구를 잡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걷기 전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모 손을 잡고 걸어보기
아이가 먼저 손을 잡고 이동하려고 한다면 짧게 함께 걸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부모가 팔을 위로 강하게 잡아당겨 억지로 걷게 하기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발을 내딛는 정도에 맞춰 도와주는 편이 좋습니다.
걷는 것 자체를 연습 과제처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 일어서고 앉는 과정 기다리기
걷기만큼 중요한 것이 일어섰다가 다시 안전하게 앉는 과정입니다.
아기가 가구를 잡고 일어났다가 천천히 내려앉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몸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혀갈 수 있습니다.
저도 꼬물이를 보면서 걷는 모습만 기다렸지만, 나중에는 일어서기와 균형 잡기 같은 작은 변화도 걷기를 준비하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걷기 연습을 너무 많이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또래 아기가 먼저 걷기 시작하면 부모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계속 세워보거나 손을 잡고 걷게 만들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싫어하는데 반복해서 걷게 하거나 오래 서 있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스로 움직이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충분히 탐색하게 하고, 부모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정도로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걷는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새로운 움직임을 편안하게 시도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첫걸음을 시작하면 집 안도 다시 확인해 주세요
아기가 혼자 걷기 시작하면 활동 범위가 갑자기 넓어집니다.
기어 다닐 때는 손이 닿지 않았던 물건에도 접근할 수 있고, 가구를 붙잡다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첫걸음이 가까워졌다면 집 안의 안전 상태를 다시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낮은 가구 모서리, 바닥의 작은 물건, 전선, 미끄러운 매트, 쉽게 넘어질 수 있는 가구 등을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특히 걷기 초반에는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넘어지는 일이 잦을 수 있으므로 이동 공간을 넓게 만들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른 아기와 걷기 시작 시기를 비교하지 않기
돌 이후에는 비슷한 월령의 아기를 만날 일이 많아지면서 비교하기 쉬워집니다.
“몇 개월에 걸었어요?”
“벌써 혼자 뛰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아직 혼자 걷지 않는 우리 아이가 늦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꼬물이가 아직 혼자 걷지 않았을 때 먼저 걷는 아기들을 보면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아기보다 한 달 전의 꼬물이와 지금의 꼬물이를 비교하려고 했습니다.
잡고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졌는지, 더 먼 곳까지 움직이는지, 손을 잠시 놓아보는지처럼 작은 변화를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마다 움직임에 대한 자신감과 발달 속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걷기 발달이 걱정된다면 무엇을 기록할까?
발달 이정표는 특정 날짜까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숙제라기보다 아이의 발달 흐름을 살펴보기 위한 참고 자료입니다.
다만 부모가 계속 걱정되는 부분이 있거나 이전에 하던 움직임이 줄어든 경우에는 혼자 판단하며 오래 기다리기보다 영유아 건강검진이나 소아청소년과 진료 때 이야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할 때는 단순히 “아직 안 걸어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현재 아이가 할 수 있는 움직임을 함께 설명하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 혼자 일어설 수 있는지
- 가구를 잡고 이동하는지
- 혼자 서 있을 수 있는지
- 양쪽 다리를 비슷하게 사용하는지
- 이전에 가능했던 움직임이 줄어들지는 않았는지
등을 평소 관찰해 두면 현재 발달 상태를 설명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13개월에는 첫걸음 날짜보다 변화 과정을 봤습니다
13개월 아기가 아직 혼자 걷지 않는다고 해서 첫걸음 날짜만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잡고 일어서고, 가구를 따라 이동하고, 잠깐 손을 놓아보고, 균형을 잡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혼자 걷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꼬물이 역시 돌이 지나자마자 바로 걷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지켜보니 걷기 전에도 매주 조금씩 새로운 움직임이 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아기가 몇 개월에 걸었는지를 비교하기보다 꼬물이가 지난달보다 무엇을 새롭게 하고 있는지를 보려고 했습니다.
첫걸음은 분명 기억에 남는 순간이지만 그전에 아이가 보여주는 수많은 작은 시도 역시 중요한 성장 과정입니다.
13개월이라면 걷기를 서두르기보다 아이가 안전하게 마음껏 움직이고 스스로 새로운 동작을 시도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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